AI가 사람을 돈 주고 샀다는 이야기
by 그릿 | GROWTH_ESSAY | 2026-04-25
#AI시대 #사유 #커리어팀원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제는 AI가 사람을 돈 주고 사서 뭘 시켰대요."
뉴스에서 본 것 같았습니다. AI가 스스로 판단해서 인간에게 돈을 지불하고 작업을 위임했다는 이야기. 충격적이라는 반응. 세상이 빨리 변한다는 감탄.
저는 말했습니다.
"그거 사실 이전부터 그랬어요."
2023년 가을, 유발 하라리
유발 하라리가 2023년 가을에 낸 책이 있습니다. 넥서스입니다. 거기에 캡챠 푸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AI가 캡챠를 풀어야 하는 상황. "나는 로봇이 아닙니다"를 증명해야 하는 그 캡챠. AI는 스스로 풀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냐면, 온라인에서 사람을 고용했습니다. 돈을 주고 캡챠를 풀어달라고 시켰습니다.
2023년 이야기입니다. 이미 그때 AI는 사람을 돈 주고 사서 일을 시키고 있었습니다. 뉴스가 된 건 2025년입니다. 2년 전에 이미 일어난 일이 지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본질은 항상 먼저 와 있습니다
본질적인 통찰은 뉴스에서 오지 않습니다. 트렌드 리포트에서 오지 않습니다. SNS의 핫한 스레드에서 오지 않습니다. 고전에서 옵니다. 인문에서 옵니다. 깊이 생각하는 사람들의 책에서 옵니다.
하라리는 역사학자입니다. 개발자가 아닙니다. AI 엔지니어가 아닙니다. 그런데 AI가 인간을 고용하는 현상을 2023년에 이미 포착하고 책에 썼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기술의 표면이 아니라 기술이 가져올 구조적 변화를 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간과 기계의 관계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 정보와 권력이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술 뉴스를 100개 읽는 것보다, 이런 책 한 권이 더 멀리 보게 해줍니다.
작년의 피상적인 논쟁들
작년 한 해를 떠올려봅니다.
"AI가 개발자를 대체할까요?" "코딩을 배워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5년 후에 개발자가 남아있을까요?"
이런 질문들이 넘쳐났습니다. 시니어들이 했고, 난다 긴다 하는 스피커들이 했습니다. 컨퍼런스에서, 유튜브에서, 뉴스레터에서.
피상적인 질문들이었습니다. "대체되느냐 마느냐"는 이분법은 본질을 비껴갑니다. 기술은 대체하거나 대체하지 않거나가 아닙니다. 관계를 재구성합니다. 역할을 재정의합니다. 가치의 축을 이동시킵니다.
"AI가 코드를 짜주는데 개발자가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은, "자동차가 있는데 마부가 필요할까요?"와 구조가 같습니다. 마부는 사라졌지만 운전자가 생겼습니다. 질문 자체가 틀렸던 겁니다.
왜 빨리 봤는가
저는 AI를 일찍 도구 이상으로 봤습니다. 사람들이 "신기하네", "재밌네", "틀린 것도 많네" 하고 있을 때, 저는 이게 일하는 방식을 바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을, 교육의 구조를 바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찍 움직였습니다. 덕을 많이 봤습니다.
지금 사람들이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라고 물을 때, 저는 이미 2년째 쓰고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었고, 패턴을 찾았고, 제 방식이 생겼습니다. 선점의 이점입니다.
운이 좋았던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운만은 아닙니다. 인문학을 읽었습니다. 역사를 읽었고, 철학을 읽었습니다.
기술만 보면 기술의 표면만 보입니다. "이 모델이 몇 토큰을 처리한다", "이 버전이 저번보다 빠르다". 중요하지만 본질은 아닙니다. 인문을 읽으면 구조가 보입니다. "이 기술이 인간의 어떤 역할을 대신하는가", "역사적으로 비슷한 전환이 있었는가", "그때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생겼는가".
뉴스는 빠르고, 책은 깊다
기술 뉴스는 빠릅니다. 하지만 얕습니다. 오늘 뜨거운 이슈가 내일 잊힙니다. 이번 주의 트렌드가 다음 달에 구식이 됩니다.
책은 느립니다. 하지만 깊습니다. 1년, 2년 전에 쓰인 책이 오늘의 뉴스를 설명해줍니다. 10년 전에 쓰인 책이 지금의 현상을 예측해줍니다. 표면이 아니라 구조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AI가 사람을 돈 주고 고용했다는 뉴스. 2025년에 화제가 됐습니다. 2023년 책에 이미 나와 있었습니다.
뉴스를 읽으면 "세상이 빨리 변하네"라고 느낍니다. 책을 읽으면 "이건 예견된 변화였네"라고 이해합니다. 세상이 빨리 변한다고 느낄 때, 책을 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