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코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 개발자에게
by 그릿 | GROWTH_ESSAY | 2026-06-05
#성장 #사유멘토링 첫 시간에 이런 말을 꺼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코드가 너무 엉망이에요. 이게 코드인지도 모르겠어요."
처음엔 겸손한 인사처럼 들렸습니다. 그런데 200명 넘게 만나다 보니, 이 말이 단순한 겸손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진짜로 자기 코드를 보면서 무너지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마음에 안 드는 코드를 쓰는 사람이 성장합니다
역설처럼 들리지만, 자기 코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건 꽤 좋은 신호입니다.
코드를 볼 줄 알아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나쁜지 모르면 그냥 넘어갑니다. "이게 왜 이상하지?"를 느끼는 순간 자체가 성장의 증거입니다.
실제로 1년을 지나도 자기 코드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더 걱정됩니다.
보는 눈이 먼저 자랍니다
개발자의 성장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읽는 눈이 먼저 자라고, 쓰는 손이 그 뒤를 따라옵니다.
6개월을 공부한 신입이 갑자기 시니어처럼 코드를 짤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시니어의 코드를 보고 "이게 왜 이렇게 되어 있지?" 하고 물음표를 갖는 건 할 수 있습니다. 그 물음표가 쌓이면 눈이 먼저 자랍니다.
문제는 눈이 자라는 속도와 손이 자라는 속도 사이의 간격입니다. 좋은 코드가 어떤 건지는 알게 됐는데, 내가 짜는 건 여전히 그 수준이 아닐 때. 그 간격이 괴로움의 원인입니다.
그 간격이 생긴다는 건 눈이 자랐다는 뜻입니다.
기준이 계속 바뀝니다
6개월 전에 뿌듯했던 코드를 지금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경험, 해보신 적 있으시죠.
그게 정상입니다. 1년 뒤에 지금 코드를 보면 또 그럴 겁니다. 5년 뒤에는 더 그렇습니다. 멈추지 않는 한.
내가 부끄러운 건 내가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자기 코드가 마음에 드는 사람은 멈춘 사람일 수 있습니다.
자기혐오는 에너지가 없습니다
"내 코드가 형편없어"라는 생각으로 끝나면 아무것도 안 됩니다. 자기혐오는 에너지가 없습니다. 움직이지 않습니다.
필요한 건 딱 하나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고쳐야 하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코드를 발견했다면, 그것을 고치는 연습을 하는 것. 지금 당장 리팩터링이 두렵다면, 다음엔 다르게 짜보는 것. 그 작은 반복이 손을 눈 수준으로 끌어올립니다.
자기 코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건 아직 괜찮습니다. 그게 자기혐오로 굳어지지 않으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