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보다 회의가 많아진 개발자에게
by 그릿 | GROWTH_ESSAY | 2026-08-08
#성장 #사유어느 날부터 달력이 파래졌습니다.
코드를 열지 않은 날이 3일째입니다. 기획 회의, 스프린트 회의, 회고 회의, 그리고 그 회의를 정리하는 또 다른 회의.
"나 개발자 맞나?"
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면, 조금 불편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회의가 늘어난 이유부터 봐야 합니다
멘토링을 하다 보면 이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 시기가 있습니다. 입사 2-3년차입니다.
이때는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팀에서 뭔가를 아는 사람이 되고, 동시에 더 많은 곳에 불려 다닙니다. 회의가 늘어났다는 건 신호입니다. 혼자 코드 치는 것 이상을 기대받고 있다는 신호.
문제는 그 신호를 불편함으로만 읽는 사람들입니다.
코드를 치지 않으면 일을 안 한 것 같습니까
이건 착각입니다. 오래된 착각이고 깊은 착각입니다.
회의에서 아키텍처를 정리해주는 개발자, 기획자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기 전에 "그 방향은 나중에 큰 문제가 됩니다"라고 말해주는 개발자. 이 사람들이 10명짜리 팀을 먹여 살립니다.
코드 한 줄 더 치는 것보다 회의 하나를 제대로 끝내는 게 팀에 더 큰 가치를 만들 때가 있습니다.
불안의 정체
"내가 뒤처지는 건 아닐까."
이 생각입니다.
동기들은 사이드 프로젝트 하고 새 기술 공부하는데, 나는 회의실에 앉아 있다. 이 비교가 불안을 만듭니다.
그런데 잠깐. 그 동기들이 회의에서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까? 설득을 할 수 있습니까? 이해관계자들의 말을 듣고 기술적 선택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까?
기술은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회의를 제대로 하는 능력은 훨씬 오래 걸립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회의가 많아진 게 문제가 아닙니다.
참석자로만 앉아 있는 회의가 문제입니다. 뭔가를 결정하거나, 방향을 정리하거나, 잘못된 가정을 잡아내지 못한 채 나오는 회의가 시간 낭비입니다.
거기서 뭔가를 정리하고, 잘못된 방향을 막고, 결정을 빠르게 끌어내는 사람이 된다면. 그 회의는 내가 가장 잘하는 개발 일을 하는 겁니다.
달력이 파래졌다고 개발자가 아닌 게 아닙니다. 그 회의에서 당신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가 그걸 결정합니다.
방향을 잡아주는 사람이 됐는지. 아니면 그냥 앉아 있다 나왔는지. 그 차이가 지금 당신의 커리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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