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받은 코드가 제일 무서운 개발자에게
by 그릿 | GROWTH_ESSAY | 2026-08-11
#성장 #사유멘토링 자리에서 이런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팀장님이 처음으로 제 코드를 칭찬해줬어요. 근데 솔직히 말하면 그때부터 더 무서워졌어요. 처음엔 겸손한 말이라 생각했습니다. 비슷한 말을 50명 넘게 들으면서 이게 착각인 걸 알았습니다. 패턴이었습니다.
칭찬이 왜 두려움을 만드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설명을 못 합니다. 느낌은 있는데 말로는 안 나온다고 합니다.
기대치가 리셋됩니다
칭찬 전에는 실수가 자연스러웠습니다. 아직 1년차니까, 배우는 중이니까. 이 코드 잘 썼네요 한 마디 이후 뭔가가 바뀝니다. 남들이 바꾸는 게 아닙니다. 내가 내 기대치를 올립니다. 이제 이 수준은 당연한 게 되고, 그 아래로 내려가면 실망시키는 거라는 감각이 생깁니다.
칭찬한 상대방은 다음 날 이미 잊었을 겁니다. 기억하는 건 나 혼자입니다.
모른다고 말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게 더 치명적입니다. 칭찬을 받고 나면 모른다는 말을 꺼내기가 어색해집니다. 그 정도 실력이라면 이건 알겠지라고 스스로 가정합니다. 코드 리뷰에서 모르는 부분이 나와도 솔직하게 물어보는 대신 넘어갑니다. 아는 척이 쌓입니다.
이 루프에 들어가면 성장이 멈춥니다. 칭찬이 감옥이 됩니다.
운으로 돌립니다
그때 코드가 운 좋게 잘 된 거지, 원래 실력이 아니야. 이 생각이 자리를 잡으면 다음 코드를 쓸 때 더 긴장합니다. 이번엔 들킬 것 같아서. 결국 인정받은 순간이 자기 검열의 시작점이 됩니다.
200명 넘게 멘토링하면서 봤는데, 이게 주니어 개발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연차가 올라가도 비슷합니다. 구조적인 함정입니다.
칭찬을 피드백으로 읽으세요
내가 잘했구나가 아니라 이 사람이 이 방향을 좋게 본다는 뜻이구나로 읽어야 합니다. 인상이 아니라 정보입니다. 다음에 이 방향으로 더 써보면 됩니다.
두려움이 생기는 이유는 칭찬을 기대치로 변환하기 때문입니다. 기대치가 아니라 피드백으로 받으세요. 근거 있는 방향이 생겼다는 신호입니다. 지금도 틀릴 수 있고, 모를 수 있습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칭찬은 도착이 아닙니다. 이 방향이 맞다는 신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