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CRUD만 하고 있어서 불안한 개발자에게
by 그릿 | GROWTH_ESSAY | 2026-10-18
#주니어 #커리어 #성장 #백엔드"회사에서 매일 게시판 CRUD, 어드민 기능만 만들고 있습니다. 이대로 물경력 되는 건 아닐까요?"
멘토링을 하면서 주니어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옆 동네는 카프카와 분산 트랜잭션을 이야기하는데, 나는 입력값을 받아 DB에 넣고 꺼내는 일만 반복하고 있다는 불안입니다. 불안해할 이유가 없습니다. 문제가 있는 건 맡은 일이 아니라, 그 일을 대하는 해상도입니다.
1. 화려한 기술이 실력을 증명하지 않습니다
채용 시장에서 수많은 이력서를 봅니다. 카프카, Redis 캐싱, MSA 같은 화려한 기술명으로 채워진 1년차 이력서가 넘쳐납니다. 하지만 면접관이 질문 하나만 던져도 밑천이 드러납니다. "왜 여기서 카프카가 필요했나요?", "데이터 정합성은 어떻게 맞췄나요?" 대부분은 강의에서 시켰으니까 붙여넣었다고 답합니다.
반면에 단순한 주문 취소 API 하나를 만든 지원자가 있습니다. 연속 클릭 시 멱등성 문제, 재고 수량의 동시성 제어, 외부 결제 취소 타임아웃 처리를 고민한 흔적이 코드에 남아 있습니다. 회사가 원하는 사람은 전자일까요, 후자일까요? 기술의 이름이 아니라 문제를 끝까지 파고든 집요함이 실력을 만듭니다.
2. CRUD의 C는 단순한 저장이 아닙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Create만 해도 수많은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 동시에 수십 명이 같은 상품을 주문할 때 재고는 어떻게 격리할 것인가? 외래키 제약조건을 DB에 둘 것인가, 애플리케이션에서 검증할 것인가?
200명 넘게 멘토링을 진행하며 한 2년차 개발자를 만났습니다. 사내 백오피스에서 엑셀 다운로드 API만 만들던 친구였습니다. 잡무 같아서 부끄럽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10만 건 다운로드 시 OOM이 터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JPA 페이징 대신 스트리밍 처리를 도입했고, 힙 메모리 사용량을 85% 줄였습니다. 이 경험 하나로 그는 원하는 서비스 기업에 합격했습니다. 일을 단순하게 끝내버리는 시선만 있을 뿐입니다.
3. 지금 자리에서 깊이를 파는 3가지 질문
더 화려한 기술을 찾아 이직 사이트를 뒤질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 작성한 바로 그 CRUD 코드에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십시오.
첫째, 이 API에 트래픽이 100배 몰리면 어디서 가장 먼저 터지는가?
둘째, 네트워크가 끊기거나 외부 서버가 죽었을 때 내 코드는 어떤 에러를 뱉는가?
셋째, 1년 뒤 데이터가 1000만 건으로 불어났을 때 지금 쿼리가 인덱스를 제대로 타는가?
이 질문에 답을 내리고 테스트 코드를 돌려보는 순간, 흔한 게시판 API는 시스템 아키텍처 연구실로 바뀝니다. 면접관이 듣고 싶어 하는 진짜 실무 경험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물경력은 단순한 일을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짠 코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냈을 때 생깁니다. 코드를 의심하십시오. 오늘 작성한 엔드포인트 하나에 모든 집요함을 쏟아부으십시오. 그 작은 깊이가 모여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단단한 기본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