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아는 사람은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by 그릿 | GROWTH_ESSAY | 2026-02-15
#이력서 #커리어 #전문성 #T자형인재면접에서 떨어지면 두 가지 반응이 있습니다.
“역시 난 안 돼.”
아니면.
“왜 떨어졌지?”
같은 실패입니다. 하지만 이 순간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그 실패가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자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패가 쌓이는 사람, 실패가 자산이 되는 사람
멘토링을 하다 보면 두 부류가 보입니다.
한 부류는 실패가 쌓입니다. 면접에서 떨어지고, 서류에서 떨어지고, 코딩테스트에서 떨어집니다. 그때마다 자존감이 깎입니다. 점점 위축됩니다. 지원 자체가 두려워집니다.
다른 부류는 실패가 자산이 됩니다. 똑같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그 다음에 하는 행동이 다릅니다. 복기합니다. 뭐가 부족했는지 분석합니다. 다음에는 다르게 준비합니다.
첫 번째 면접에서 떨어지고, 두 번째도 떨어지고, 세 번째도 떨어집니다. 하지만 일곱 번째에 붙습니다. 물어보면 이렇게 말합니다.
“앞에 여섯 번이 없었으면 일곱 번째도 못 붙었을 거예요.”
경험 vs 데이터
차이가 뭘까요?
경험을 경험으로 두느냐, 경험을 데이터로 바꾸느냐의 차이입니다.
경험은 그냥 “있었던 일”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집니다. 감정만 남습니다. “그때 힘들었다”, “그때 창피했다”, 이런 감정만 남고 구체적인 건 사라집니다.
데이터는 다릅니다. 기록되고, 분석되고, 다음 행동에 반영됩니다.
“기술 면접에서 JPA 관련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 했다.” “시스템 설계 질문이 나왔는데, 경험이 없어서 횡설수설했다.” “왜 이직하려는지 묻는 질문에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이렇게 기록하면, 다음에 뭘 준비해야 할지 보입니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습니다.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를 살린다
흑백요리사 시즌2 우승자 최강록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과거의 요리사 최강록이 현재의 요리사 최강록을 살린다.”
그는 시즌1에서 탈락했습니다. 팀전에서 팀원과 충돌하다가 팀이 졌습니다. 그 후 1년간 잠적했습니다.
그리고 시즌2에 다시 나왔을 때, 달라져 있었습니다. 팀전에서 자기 의견도 내면서, 동시에 팀원들 사이를 조율했습니다. 팀이 이겼습니다.
“나는 협업에서 이런 식으로 실패한다.”
이 데이터를 시즌1에서 얻은 겁니다. 그리고 시즌2에서 다르게 행동한 겁니다.
버려지는 경험은 없습니다. 단, 데이터로 바꿔야 자산이 됩니다.
복기하는 법
그러면 어떻게 복기해야 할까요?
세 가지 질문을 던지면 됩니다.
첫째, 뭐가 안 됐는가?
막연하게 “망했다”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순간에 막혔는지 짚어야 합니다.
“기술 면접 30분 중에 마지막 15분이 힘들었다. 시스템 설계 관련 질문이 나왔는데 경험이 없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합니다.
둘째, 왜 안 됐는가?
표면적인 이유 말고,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시스템 설계 경험이 없어서” — 이건 표면입니다. “왜 없었는가?” — 현재 회사에서 설계 단계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채울 수 있는가?” —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직접 설계를 해보거나, 기존 시스템을 분석해보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가야 데이터가 됩니다.
셋째, 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분석에서 끝나면 안 됩니다. 행동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다음 면접 전까지 시스템 설계 관련 공부를 2주간 한다. 가상의 서비스를 설계해보고, 누군가에게 설명해본다.”
여기까지 정해야 완성입니다.
기록의 힘
복기는 머릿속으로만 하면 안 됩니다. 기록해야 합니다.
사람의 기억은 왜곡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냥 안 맞았던 것 같다”로 합리화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사라지고 감정만 남습니다.
기록은 왜곡을 막습니다. 3개월 후에 다시 봤을 때, “아 그때 이래서 떨어졌구나”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 할 때 경고등이 켜집니다.
형식은 상관없습니다. 노션이든, 메모장이든, 종이든. 중요한 건 쓰는 겁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
이렇게 복기하는 습관이 생기면, 실패가 덜 두렵습니다.
왜냐하면 실패해도 남는 게 있으니까요. 데이터가 남습니다. 다음을 위한 자산이 남습니다.
반대로 복기하지 않으면, 실패는 그냥 상처입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두렵습니다. 피하고 싶어집니다.
면접 7번 떨어지고 8번째에 붙은 분이 있었습니다. 물어봤습니다.
“힘들지 않으셨어요?”
“힘들었죠. 근데 떨어질 때마다 뭔가 알게 됐어요. 7번 떨어지면서 7개를 배웠어요. 8번째는 그 7개가 다 반영된 거예요.”
정리하면
실패는 누구나 합니다. 피할 수 없습니다.
차이는 그 다음입니다. 실패를 상처로 남길 것인가, 자산으로 남길 것인가.
경험을 데이터로 바꾸세요. 뭐가 안 됐는지, 왜 안 됐는지, 다음엔 어떻게 할지 기록하세요. 그러면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를 살립니다.
실패는 끝이 아닙니다. 제대로 복기하면,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