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by 그릿 | GROWTH_ESSAY | 2026-04-08
#커리어 #성장 #사유멘토링 첫 시간에 물어봅니다.
"8주 후에 어떻게 되고 싶으세요?"
대부분 비슷한 답이 돌아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수한 프로젝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걸 자신감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성취감을 얻고 싶어요."
"나 개발 계속해도 된다는 확신을 갖고 싶어요."
전부 "나"로 시작하고 "나"로 끝납니다.
틀린 답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절박함은 진짜입니다
한 멘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올해까지 해보고 더 발전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진지하게 개발자 말고 다른 길을 찾아볼까 고민하고 있어요. 이게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절박함은 가볍지 않습니다. 진짜입니다.
3년을 했는데 아무것도 쌓이지 않은 것 같은 느낌. 동료들은 성장하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인 느낌. 이 일이 나한테 맞는지 모르겠다는 불안. 이런 감정들이 섞여서 "마지막 도전"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절박함이 성장의 연료가 되는 것도 맞습니다. 간절해야 움직이니까요. 편하면 안 바뀌니까요.
그래서 이 마음 자체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성취감은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문제는 방향입니다.
"성취감을 얻고 싶다", "확신을 갖고 싶다", "자신감을 얻고 싶다."
이것들은 결과물의 부산물입니다.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성취감은 뭔가를 이뤘을 때 따라오는 감정입니다. 성취감 자체를 목표로 두면 막막합니다. 뭘 해야 성취감이 오는지 모르니까요.
확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나 개발 계속해도 될까?"라는 질문의 답은 내 안에 없습니다. 아무리 스스로 생각해봐야 답이 안 나옵니다.
그 답은 밖에 있습니다. 시장이, 팀이, 유저가 답해주는 겁니다. 누군가의 문제를 풀었을 때, "고마워요, 덕분에 해결됐어요"라는 피드백이 왔을 때, 그때 확신이 생깁니다.
내 안에서 확신을 찾으려고 하면 영원히 못 찾습니다. 확신은 바깥에서 오는 거니까요.
나만의 욕망으로는 커리어가 안 됩니다
솔직한 얘기를 하겠습니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바만 달성하면, 세상에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나는 기초를 쌓았다", "나는 자신감을 얻었다", "나는 성취감을 느꼈다."
좋습니다. 그런데 그래서요?
그게 누군가의 문제를 풀어줬나요? 누군가에게 가치를 줬나요? 시장이 필요로 하는 걸 제공했나요?
아니라면, 그건 자기 만족입니다. 커리어가 아닙니다.
커리어는 교환입니다. 내가 가치를 주고, 그 대가로 돈과 기회와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내가 주는 게 없으면 받는 것도 없습니다.
접점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원하는 것과 세상이 원하는 것의 접점을 찾아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 성장, 인정, 재미, 안정, 성취감.
세상이 원하는 것: 문제 해결, 가치 창출, 효율 개선.
이 둘이 겹치는 지점. 그 접점에서만 커리어가 지속 가능합니다.
내가 재미있어하는 일인데, 동시에 누군가의 문제를 풀어주는 일. 내가 잘하는 일인데, 동시에 시장이 필요로 하는 일. 이게 접점입니다.
아무리 기초를 쌓고 자신감을 얻어도, 그것이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커리어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면, 기초는 자연스럽게 쌓이고 자신감은 따라옵니다.
순서가 있습니다. 가치 창출이 먼저이고, 성취감과 확신은 그 다음입니다.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나는 괜찮은가?"
"나는 개발 계속해도 되는가?"
"나는 성장하고 있는가?"
이 질문들은 전부 나를 향하고 있습니다. 답이 안 나옵니다. 아무리 물어봐야 막막합니다.
질문을 바꿔보세요.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가?"
"내가 풀면 좋아할 사람이 누구인가?"
이 질문들은 밖을 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입니다.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답하면서 문제를 풀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닫습니다. "아, 나 이거 할 수 있구나." "아, 이게 나한테 맞는 일이구나."
확신은 찾아가는 게 아닙니다. 문제를 풀다 보면 따라오는 겁니다.
"나"에서 "너"로
커리어의 전환점은 여기 있습니다.
"나"에서 "너"로.
"내가 뭘 얻을까"에서 "내가 뭘 줄 수 있을까"로.
이 전환이 일어나면, 보이는 게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내가 부족해"만 보였는데, 이제는 "저 문제를 풀면 저 사람이 편해지겠다"가 보입니다. 예전에는 "나는 왜 안 되지"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하면 더 잘 도울 수 있지"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밖을 향해 움직이다 보면, 안에서 찾던 성취감과 확신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역설적입니다. 나를 위해 달릴 때는 안 오던 것들이, 남을 위해 달릴 때 따라옵니다.
정리하면
"성취감을 얻고 싶다", "확신을 갖고 싶다", "자신감을 얻고 싶다."
이 욕망은 진짜입니다. 틀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만 달성하면 세상에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커리어는 교환입니다. 내가 가치를 줘야 돌아오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과 세상이 원하는 것의 접점을 찾아야 합니다. 그 접점에서만 커리어가 지속 가능합니다.
"나는 괜찮은가?"를 묻지 마세요.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를 물으세요.
질문을 바꾸는 순간, 확신은 저절로 따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