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개발자란 무엇인가
by 그릿 | GROWTH_ESSAY | 2026-05-03
#커리어 #성장멘토링 마지막에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릿님은 좋은 개발자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질문은 제가 멘토링 전에 늘 던지는 질문이거든요. 사전 질문지에 항상 넣어두는 항목입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개발자는 어떤 개발자입니까?"
막상 제가 그 질문을 받으니까 묘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질문하는 멘티는 처음이라 조금 놀랐습니다.
세상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
제가 답한 건 이겁니다.
좋은 개발자란 세상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개발자입니다.
세상의 가치는 코드에서만 나오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더 편하게 쓸 수 있는가. 서비스가 더 빠르게 동작하는가. 팀원이 더 쉽게 유지보수할 수 있는가. 이런 것들이 가치입니다.
코드는 그 가치를 만들어내는 수단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많은 개발자들이 수단에 집착합니다. 어떤 언어를 쓰는가. 어떤 프레임워크를 쓰는가. 어떤 알고리즘을 아는가. 이게 좋은 개발자를 정의하는 기준이 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습니다.
코드를 잘 짜는 것과 좋은 개발자인 것
레거시 코드를 리팩토링하는 개발자가 있습니다. 코드는 훨씬 깔끔해집니다. 테스트 커버리지도 올라갑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달라진 게 없습니다.
이게 좋은 일인가요?
네,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라면? 그 에너지를 사용자 문제 해결에 썼으면 어땠을까요?
좋은 코드는 수단입니다. 좋은 코드를 쓰는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유지보수를 쉽게 하려고, 버그를 줄이려고, 새 기능을 빠르게 붙이려고. 이 이유들이 결국 사용자에게 닿아야 합니다.
코드만 잘 짜는 사람이 좋은 개발자인 게 아닙니다. 코드를 통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좋은 개발자입니다.
AI 시대의 좋은 개발자
요즘 AI가 코드를 짜줍니다. GPT한테 시키면 CRUD는 10분 만에 나옵니다.
그러면 좋은 개발자의 조건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바뀐 게 아니라 더 선명해졌다고 봅니다.
코드를 빠르게 짜는 것은 더 이상 차별점이 아닙니다. 어떤 것을 만들지 결정하는 것, 만든 것이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것, 사용자가 실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 이게 전면에 나왔습니다.
AI가 코드를 짜줄 수 있다면, 개발자가 해야 할 일은 더 명확해집니다.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는 것. 왜 만드는지 이해하는 것.
기술은 도구입니다
좋은 목수는 망치를 잘 씁니다. 하지만 망치를 잘 쓴다고 좋은 목수가 되는 게 아닙니다.
좋은 목수는 고객이 원하는 의자를 만들어냅니다. 그 과정에서 망치를 쓰고, 톱을 쓰고, 사포를 씁니다. 필요하면 망치 말고 다른 도구를 씁니다.
개발도 똑같습니다. 자바를 쓸 수도 있고, 파이썬을 쓸 수도 있고, AI를 쓸 수도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골라서 쓰면 됩니다.
수단이 목적이 되는 순간, 방향을 잃습니다.
그래서 저는 멘티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만드는 것이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는가. 당신이 쓰는 기술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이 두 가지를 항상 묻고 다니는 개발자가 되세요.
분석하고, 설계하고, 구현하고, 테스트하고, 배포하고, 개선. 이 모든 과정이 필요합니다. 코드는 그중 일부분입니다.
자바를 잘하는 사람이 개발을 잘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AI가 나오기 전에도 그랬습니다.
이제 AI를 사용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코드는 더욱 부차적이 됩니다.
수단에 집착하지 마세요. 목적을 보세요.
좋은 개발자는 좋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개발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