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뭘 했는지 모르겠는 개발자에게
by 그릿 | GROWTH_ESSAY | 2026-05-25
#커리어 #성장 #이력서연말이 되거나, 이직을 고민하기 시작하면 처음 드는 질문이 있습니다.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매일 회사에 나갔고, 코드를 썼고, 배포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력서에 적을 게 없고, 면접에서 꺼낼 말이 없습니다. 이 감각을 느끼는 개발자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바빴는데 남은 게 없는 이유
일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유지보수입니다. 버그를 고치고, 기능 요청을 처리하고, 누군가 짠 코드를 이해하는 데 시간을 씁니다. 회의를 듣고, 코드 리뷰를 하고, 메신저 알림에 답합니다.
이 모든 게 실제 일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안 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이력서에 적기가 어렵습니다.
이 문장을 어떤 회사도 점수 주지 않습니다. 내가 실제로 한 일인데도.
잘 되고 있다는 말은 성과가 아닙니다
멘토링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좋은 일입니다. 근데 면접에서 그 말을 하면 면접관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걸 입증할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숫자도 없고, 비교 기준도 없고, 내가 없었을 때와 있었을 때의 차이를 보여줄 방법도 없습니다.
유지보수를 했어도 다르게 기록할 수 있습니다. 배포 스크립트를 개선해서 배포 시간을 30분에서 10분으로 줄였다. 장애 원인 분석 과정을 문서화해서 팀 공유 지식으로 만들었다. 숫자와 결과가 있으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그 기록이 없으면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기록하지 않으면 없어집니다
회사는 내 성장을 기록해주지 않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음 프로젝트가 옵니다. 시스템은 내가 바꾼 것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팀장도 6개월 전에 내가 뭘 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합니다. 1년 뒤에 이직 준비를 하면서 그때 해놓은 게 없다는 걸 깨달으면 늦습니다.
결국 내 커리어는 내가 기록한 만큼만 남습니다.
200명 넘게 멘토링을 하면서 발견한 패턴이 하나 있습니다. 1년 차와 3년 차의 차이는 경험의 양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일을 했는데, 한 사람은 이야기할 것이 있고 한 사람은 없습니다. 차이는 기록이었습니다.
지금부터 다르게 하려면
노트 하나 열고 이번 주에 한 일을 써보세요. 아무것도 생각 안 난다면, 그게 신호입니다.
어렵게 시작할 필요 없습니다. 이번 주에 가장 오래 고민했던 문제는 무엇인가? 그 이유가 뭔지, 어떻게 해결했는지, 다음에 같은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할지. 그것만 적어도 자산이 됩니다.
1년 후 이직할 때 꺼낼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부터 만들어집니다. 기억에 의존하면 늦습니다. 지금 적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