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되기 싫다는 개발자에게
by 그릿 | GROWTH_ESSAY | 2026-05-28
#커리어 #성장 #리더십멘토링을 하면서 이 말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냥 코드만 짜고 싶어요. 팀장 같은 거는 하고 싶지 않아요.
들을 때마다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회의하고 보고하고 사람 관리하는 것보다 코드가 훨씬 명확하고 재미있으니까요. 이해합니다.
그런데 이 대화를 할 때마다 저는 하나를 더 물어봅니다.
지금 몇 년 차예요?
5년이 지나도 같은 말을 하는 사람
2년 차일 때 팀장은 싫다고 말하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코드를 더 잘하고 싶고, 아직 많이 배울 게 남아있으니까요. 문제는 5년, 7년이 지나도 같은 말을 하는 경우입니다.
저는 그냥 시니어로 계속 개발만 할 거예요.
그 말을 들으면 저는 한 가지를 확인합니다. 그 사람이 실제로 시니어로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아니면 팀장의 역할은 하기 싫은데, 인정은 받고 싶은 상태인지.
둘은 다릅니다.
기술만으로 안 되는 순간
5년차 이상이 되면 평가 기준이 바뀝니다. 코드를 얼마나 잘 짜느냐에서, 조직에 어떤 기여를 하느냐로.
스스로만 잘해서는 고려 대상에서 밀립니다. 팀원이 막혔을 때 방향을 제시했는지, 기술 의사결정 자리에서 의견을 냈는지, 프로젝트가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줬는지. 이런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때 저는 개발만 할게요라고 말하면 회사는 이렇게 읽습니다. 이 사람은 성장 의지가 없구나. 그건 의도한 바가 아니겠지만, 조직은 그렇게 해석합니다.
팀장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역량을 거부하는 것
명확히 말하겠습니다. 팀장 직함 자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회사는 팀장 없이 수평적으로 굴러가기도 하고, 개인 기여자(IC) 트랙이 따로 있기도 합니다.
제가 말하는 건 그게 아닙니다.
팀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거부하는 것은 영향력입니다. 책임입니다. 다른 사람의 실패에 연루되는 불편함입니다.
그건 회피입니다. 성장 방향이 아닙니다.
200명 넘게 멘토링을 하면서 발견한 패턴이 있습니다. 잘 성장하는 개발자는 팀장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느 순간부터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나를 자연스럽게 묻기 시작합니다. 그 시점이 오지 않으면, 기술 실력이 어느 수준에 도달해도 거기서 멈춥니다.
팀장이 되기 싫은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 마음 뒤에 어떤 감정이 있는지는 한 번쯤 직접 들여다봐야 합니다. 회피인지, 선택인지. 그 둘은 결이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