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지루해진 개발자에게
by 그릿 | GROWTH_ESSAY | 2026-07-11
#성장 #커리어 #멘토링2년쯤 지나면 생기는 일이 있습니다.
아침에 회사 가기 싫은 게 아닙니다. 그냥 아무 감흥이 없습니다. PR을 올려도, 배포가 나가도, 버그를 잡아도 이상하게 아무 느낌이 없습니다. 열정이 식은 건지, 회사가 맞지 않는 건지, 아니면 개발 자체가 싫어진 건지 구분도 잘 안 됩니다.
그냥 지루한 겁니다.
지루함의 정체를 잘못 읽으면 틀린 선택을 합니다
멘토링을 하다 보면 이 지루함을 번아웃으로 착각하는 사람을 많이 봤습니다. 번아웃은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된 상태입니다. 의욕이 없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지루함은 다릅니다. 에너지는 있습니다. 다만 쓸 곳이 없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면 잘못된 처방을 내립니다. 번아웃이라고 생각해서 쉬면 더 지루해집니다. 회사가 문제라고 생각해서 이직하면 몇 달 후 똑같이 지루해집니다. 지루함의 뿌리는 환경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2년차에 왜 이 일이 생기는가
처음엔 모든 게 새롭습니다. 스프링 컨테이너가 뭔지 배우는 것도, 첫 PR 머지가 되는 것도, 내가 짠 코드가 프로덕션에 나가는 것도. 모든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성장감이 연속으로 옵니다.
2년이 지나면 대부분의 것들이 익숙해집니다. CRUD는 손이 알고, 배포는 손이 알고, 회의 패턴도 손이 압니다. 이 상태에서 계속 같은 일을 반복하면 뇌는 그냥 꺼집니다. 새로운 자극이 없으면 학습 회로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루함을 무시하면 생기는 일
방치하면 세 가지 중 하나로 귀결됩니다.
관성입니다. 그냥 매일 출근하고 퇴근합니다. 3년이 지나도 실력이 그대로입니다. 묻는 것도 없고 찾는 것도 없습니다. 4년차가 됐는데 내가 뭘 잘하는지 모릅니다.
또는 잦은 이직입니다. 1년마다 회사를 옮깁니다. 새 회사는 처음엔 자극이 됩니다. 6개월 후 다시 지루해집니다. 이직 자체가 자극제가 되고, 이력서가 중구난방이 됩니다.
또는 외부 자극으로 도피합니다. 부업이든, 사이드 프로젝트든, 유튜브 알고리즘이든. 본업에서 지루함을 채우지 못하니 다른 곳에서 채우려 합니다. 본업은 계속 공허해집니다.
지루함이 오면 먼저 이 질문을 해야 합니다
지금 하는 일에서 나는 배우고 있는가?
배우고 있다면 지루한 게 아닙니다. 피곤하거나 지쳐있는 겁니다. 다른 문제입니다.
배우는 게 없다면, 다음 질문은 하나입니다. 지금 환경에서 배울 것을 찾을 수 있는가? 그 답이 No라면 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Yes라면, 아직 스스로 찾지 않은 겁니다.
200명 넘게 멘토링하면서 본 패턴이 있습니다. 지루하다고 말하는 사람의 80%는 자기 회사 코드를 제대로 읽은 적이 없습니다. 레거시 코드 속에 아직 뜯어보지 않은 것들이 있고, 더 잘 짤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는 결정들이 있습니다. 다 뜯어봤다면? 그때 이직 얘기를 합시다.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다면, 지금이 커리어를 다음 단계로 올릴 타이밍입니다. 지금 내 방향이 맞는지 점검하고 싶다면 https://teamgrit.co/direction에서 확인해 보세요.